캐나다 7월 물가 2.5%↑...전기요금·승용차값 하락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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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7월 물가 2.5%↑...전기요금·승용차값 하락 덕분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8.2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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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이후 최저

전세계가 물가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의 7월 물가 상승률이 2.5%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캐나다은행(BOC)의 물가 목표치가 2%라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에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 고강도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안정 노력이 결실을 이루는 모습이다. 7월 물가 상승에는 전기요금과 승용차 가격 하락이 기여했다. 그러나 주거비 특히 임대료 천정부지로 치솟은 만큼 BOC가 풀어야할 숙제는 적지 않다.

전기요금과 승용차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캐나다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임대료를 비롯한 주거비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세배를 웃돌아 캐나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사진은 캐나다의 단독 주택 모습.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전기요금과 승용차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캐나다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임대료를 비롯한 주거비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세배를 웃돌아 캐나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사진은 캐나다의 단독 주택 모습. 사진=파이낸셜포스트

23일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2.5% 상승했다.  6월 상승률 2.7%보다 낮은 것이며 지난 2021년 3월 이하 가장 더딘 속도로 상승한 것이다. 이는 전기요금, 승용차값, 여행 비용이 하락한 영향이라고 캐나다통계청은 밝혔다. 

전달에 비해서는 7월 물가는 0.4% 상승하면서 6월(-0.1%) 이후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휘발윳값은 6월에 비해 7월에 2.4% 상승하면서 월간 물가지수 상승에 강한 압력을 가했다.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

1년 전과 비교해 여행비용은 하락했다. 지난해 7월에는 코로나19 규제가 없어 항공요금과 숙박비가 치솟으면서 전년 동월 대비 15.5% 폭등했다. 올해 7월에는 지난해 수준이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2.8% 내렸다. 여행 숙박비와 항공요금은 각각 3.7%, 2.7% 하락했다. 6월과 비교해서는 여행비는 4.5%, 항공요금은 8.4%, 여행숙박비는 7.1% 올랐다.

7월 승용차량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4%내렸다. 6월(-0.4%)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내렸다. 신차 가격은 1%올랐으나 중고차 가격은 5.7% 하락하면서 전체 차량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항목별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등락 현황.사진=캐나다통계청
항목별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등락 현황.사진=캐나다통계청

7월 전기요금은 1년 전에 비해 0.8% 하락했다. 6월에는 2.4% 상승했다가 한 만에 하락 전환했다.이는 앨버타 주의 전기요금이 35.5% 하락한 영향이 크다.앨버타주의 전기요금은 지난해 7월에는 전년 동월에 비해 28.1% 올랐다.다시 말해 올해 7월 전기요금 하락은 기저효과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휘발윳값은 1년 전에 비해크게 올랐다.7월 휘발윳값은 전년 동월 대비 1.7%, 전달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휘발윳값은 미국 미드웨스턴주의 정유사 가동중단에 따른 공급 감소로 프레리주에서 많이 올랐다.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2.1% 상승했고 주거비는 5.7% 급등했다. 주거비는 6월(6.2%)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크게 올랐다.특히 임대료는 6월(8.8%)에 이어 7월에도 8.5% 뛰었지만 상승폭은 둔화됐다. 임대료는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가 1.7% 오른 반면, 앨버타는 12.1%, 뉴 브룬즈위크는 10.5% 폭등했다.

장기대출금리인 모기지 이자율은 무려 21%나 올랐다. 6월에도 무려 22.3% 폭등했다. 물가를 잡겠다며 BOC가 지난 2022년 초부터 금리를 올린 결과다.  물가보다 캐나다인을 먼저 잡을 것이라는 시쳇말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권은 물가 상승률 둔화를 환영한다. 쥐스뗑 트뤼도 총리는 소셜 미디어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인들이 은행 계좌에서 안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고 이는 환영할 소식"이라고 적었다.

캐나다 정책대안연구센터(Canadian Centre for Policy Alternatives)의 데이비드 맥도널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여름 이후 물가가 급등한 이후 둔화되긴 했지만 식료품과 같은 높은 비용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7월 물가상승률 둔화는 '기저효과'라고 캐나다 CBC방송은 평가했다. 즉 전년 동월 물가 수준이 높아 상승률이 낮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맥도널드 이코노미스트는 "서민들에게 물가는 내리지 않고 있다. 이는 1년여 전에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은 캐나다인들이 쓸 수 있는 실질소득을 줄인다는 점에서 잡아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최근 나온 캐나다통계청의 소득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중간 가구 세후 소득은 연율 6.8%의 인플레이션을 조정해보니 2022년 보다 4% 낮게 나타났다. 

부모 연령이 25세 미만인 한부모 가정 소득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불변가격 기준으로 2022년 소득은 2만4690달러로  15.1% 줄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캐나다의 물가는 1월 이후 계속 하락해 3%를 밑돌고 있지만 BOC는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BOC는 두 번의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췄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더라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맥클렘 총재는 최근 정책회의에서 "통화정책위원회는 경제가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을 돕기 위해 정책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4.5%다. 전문가들은 7월 물가 통계는 향후 금리 인하의 길을 닦았다고 평가한다. 앨버타 센트럴의 샤를 생 아르노(Charles St-Arnau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C는 오늘 보고서는 물가가 계속 둔화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인 만큼 이를 환영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의 폭과 근원물가의 모멘텀은 추가 진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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