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주한미군 방위비 100억 달러 내야" ...트럼프 리스크

한미양국 합의금 1조5192억 원의 9배

2024-10-16     박태정 기자

최근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 인출기)"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6500억 원)를 냈을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은 물론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 미국내 투자, 수출 제한 등을 비롯해 무리한 요구에 다시 나설 수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를 100억 달러 내게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주목된다.사진은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 소속 병사들이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실사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VOA

한미 양국은 지난 4일 제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를 타결하고 2026년부터 5년간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합의안을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2026년 한국의 분담금을 2025년 대비 8.3% 인상해 1조5192억원(약 11억3000만 달러)로 정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해 분담금을 조정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합의된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의 9배에 이르는 100억 달러를 새 기준으로 요구하겠다고 시사함으로써 방위비 증액 압박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사진=CNews DB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한국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에 북한이 엄청난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4만 명(실제로는 2만8500명)이 심각한 위험해 처해 있으며 한국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한국은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대통령)이 이를(방위비 분담금)을 줄여 안타깝다"면서"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를 냈을 것이다.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나는 한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 연간 50억 달러로 시작하자고 했다"면서 한국은 의회 비준을 이유로 20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나는 20억 달러를 공짜로 받아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1조389억 원인 주한미군 방위비 5배 인상을 요구했으나 실제로는 임기 말까지 합의가 무산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13.9% 인상된 1조1833억 원에 합의했다.

국내 4대 그룹 고위 임원은 CNews에 "현재 한국 대기업이 직면한 리스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상대국이라는 관점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향방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