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加, 또 '목재' 관세 전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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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加, 또 '목재' 관세 전쟁 점화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8.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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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입관세 8.05%→ 14.54%로 인상 결정
캐나다·산업계 정부 "근거없고 부당"하다며 WTO 제소방침

캐나다와 미국은 목재가 풍부한 나라다. 그래서 목재 주택을 많이 짓는다. 삼림이 울창해 주택용 목재를 많이 생산하는 캐나다는 미국이 목재를 많이 수출한다. 그런데 미국 목재 업계가 캐나다 수출 탓에 손해를 입었다고 미국 정부에 불만을 표시해 미국 정부가 캐나다산 목재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측은 고율의 목재 관세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간 목재 관세 전쟁이 재발하는 모양새다. 캐나다에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가 목재를 주로 생산한다. 캐나다는 매년 60억 달러~80억 달러의 목재를 수출해왔으며 2017년 이후 미국에 관세를 90억 달러 이상 지급했다. 

미국이 캐나다산 연목재 수입관세를 대폭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양국간 무역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캐나다 제재소에 쌓여있는 목재 재고. 사진=CBC
미국이 캐나다산 연목재 수입관세를 대폭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양국간 무역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캐나다 제재소에 쌓여있는 목재 재고. 사진=CBC

캐나다 주요 매체 CBC 등에 따르면, 미국 상부는 캐나다산 연목재 수입품에 대해 8.05%인 수입관세를 14.54%로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캐나다-미국간 목재 관세 전쟁이 다시 벌어였다.연목재란 가문비나와 소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를 가공한 목재로 미국과 캐나다 쪽에서 규격화된 주택 구조목으로 쓰인다.

두 나라는 수십년 간 연목재 수입관세를 놓고 무역분쟁을 벌여왔다. 무역분쟁은 주로 미국이 캐나다산 연목재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됐다.지난해에는 미국 상무부가 7에 캐나다산 연목재에 대해 7.99%의 수입관세를 물어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분쟁이 벌어졌다. 

캐나다 수출진흥국제통상경제개발부 메리 응(Mary Ng) 장관은 최근 성명을 내고 "미국의 수입관세 인상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응 장관은 "연목재에 대한 미국의 근거없고 부당한 관세는 양국 국경 양측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정당하지 않게 해를 가하며 근로자와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 부정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연목재 수입관세를 13.86%로 정할 것이라며 관세 인상 계획을 밝혔는데 실제 인상률은 더 높게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제재소에서 근로자가 목재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제재소에서 근로자가 목재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미국 관세법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미국에서 재화가 공정가격 미만에 판매되거나 외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혜택을 받는지 판단한다. 캐나다 최서단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등 목재 생산 주는 주에서 생산되는 목재에 벌채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미국 목재 생산업체들은 이를 보조금으로 간주한다.

앨버타주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연목재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가 가장 많이 생산하고 이어 퀘벡주, 앨버타주, 브룬스위크,노바스코샤 주의 순이다.  앨버타주는 5월 기준으로 150만 세제곱미터(㎥)를 생산했으며 퀘백주는 117만㎥,앨버타주는 77만1100㎥, 뉴브룬즈위크주는 31만4700㎥, 노바스코샤주는 9만4600㎥을 생산했다.

캐나다 주요 주별 목재 생산량 추이. 사진=앨버타 주정부
캐나다 주요 주별 목재 생산량 추이. 사진=앨버타 주정부

미국 업계 단체인 전미목재동맹(U.S. Lumber Coalition)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미국 상무부의 관세율 인상 결정은 캐나다가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에 연목제품을 덤핑 수출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전미목재동맹은"캐나다의 관행은 미국 연목재 시장을 왜곡하고 미국 제재소와 근로자, 공동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앤드루 밀러 연맹 회장은 "목재 수요와 가격은 역대 최저 수준이고 미국 전역의 제재소는 수익을 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공식으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분쟁해결 기구에 따라 미국 상무부의 관세율 인상을 근거없고 불공정하다고 맞서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소나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소나무.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캐나다 임산업계 근로자 1만4000여명과 캐나다 전역의 경제 부문 22만5000명 회원들 대변하는 단체인 USW 원목위원회의  제프 브로멀리(Jeff Bromley) 회장도 미국 처사를 비판했다. 캐나다 파이낸셜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브로멀리 회장은 지난 17일 "캐나다산 연목재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 2배 이상은 순전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일 뿐"이라면서 "현재 미국에 들어가는 캐나다산 제품에는 수입관세를 인상하고 유럽 등 다른 나라는 미국 시장을 공짜로 제한없이 접근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재화와 자원이 양국간 무관세로 자유롭게 흐르는 캐나다-미국 관계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고부가 목재 제조를 늘리기 위해  원목 수출을 줄이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목재교역위원회(B.C. Lumber Trade Council) 커트 니퀴뎃  대표이사는 미국 목재동맹의 주장은 "가치 없다"면서 "캐나다산 목재에 대해 관세를 거의 두 배로 올리려는 결정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고비용 생산자라면서 여러 가지 난관들이 미국에 대한 목재 수출비용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따라서 이번 관세율 인상은 목재 생산에 영향을 주고 삼림 분야에 의존하는근로자와 공동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와 산업계는 NAFTA와 캐나다-미국=멕시코 자유무역협정(CUSMA)의 분쟁해결 기구의 지침에 따라 미국 국제 무역법원과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응 장관은 "이처럼 오래된 분쟁에 대한 영속하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캐나다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WTO 등을 통한 분쟁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캐나다와 미국 사이의 목재 관세 전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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