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 부과...加中무역전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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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 부과...加中무역전쟁 예고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8.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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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부과...미국·유럽연합에 이어

캐나다 정부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테슬라'를 포함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캐나다는 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도 25%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이 보복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캐나다-중국간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캐나다의 제2의 교역 대상국이다 이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3.2% 하락했다.

캐나다 정부가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관세를 100%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중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 BYD의 자동차 수출 선박이 자동차를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캐나다  CBC방송 캡쳐
캐나다 정부가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관세를 100%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중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 BYD의 자동차 수출 선박이 자동차를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캐나다 CBC방송 캡쳐

CBC 등 캐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26일(현지시각) 중국산  전기차에 수입관세 100%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25%를 오는 10월1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관세는 모든 중국산 전기차에 적용되며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이달 들어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는 최고 36.3%의 수입관세를 부과하지만 테슬라에는 9%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지난 5월 중국의 과잉생산에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100%로 4배, 반도체와 태양광 셀 관세는 50%로 두 배 올렸으며 신규로 리튬 이온 배터리와 철강재를 포함해 전략 재화에는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가 실행은 9월로 연기했다. 

이번 캐나다 정부의 조치는 캐나다를 세계 전기차 공급 사슬의 핵심으로 만들겠다는 캐나다 연방정부의 야심찬 계획과 맞물려 있다. 캐나다 정부가 지난 6월18일 의회예산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정부는 2020년 이후 전기차와 배터리, 배터리 구성품 제조 프로젝트 13개에 460억 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투자 유치 대가로 세금공제와 생산보조금, 자본투자 등 530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캐나다자동차제조협회는 자동차 산업이 보호받지 못하면 이 모든게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가 중국산 전기차의 홍수는 캐나다 정부의 이런 노력을 물거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 BYD가 지난해 첫 출시한 주행거리 305km 형 전기차 시걸(Seagull) 가격은 1만4600캐나다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캐나다에서 가장 값이 싼 전기차는 약 3만8000달러다. 

캐나다 자동차 업계가 중국산 자동차 홍수에 조치를 취하라고 목소리를 올리는 것도 관세 인상에 힘을 보탰다.

중국산 전기차는 캐나다에 홍수처럼 밀려들고 있다. 캐나다로 수출되는 중국 전기차는 중국 메이커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도 캐나다로 수출된다. 벤쿠버항을 통해 수입된 중국산 자동차는 지난해 기준으로 4만4356대로 전년 대비 460% 증가했다. 지난해는 테슬라가 상하이에서 만든 전기차를 캐나다로 출하하기 시작한 해였다. 테슬라는 캐나다로 수출되는 중국산 전기차 수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차량 식별 코드에 따르면, 모델3 콤팩트 세단과 모델 Y 크로스오버 모델은 중국 상하이에서 캐나다로 수출되고 있다.

쥐스뗑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9월 퀘벡주에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의 신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BC캡쳐
쥐스뗑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9월 퀘벡주에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의 신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BC캡쳐

쥐스뗑 트뤼도 총리는 이날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사흘 일정의 비공개 각료회의 참석해 기자들을 만나 "캐나다 정부는 중국 국가주도의 과잉생산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히고 "중국이 똑같은 규칙에 따라 플레이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다 안다"고 꼬집었다. 트뤼도 총리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조율하고 나란히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캐나다 정부는 중국과 같은 나라의 비시장 관행으로써 부당하게 처벌받지는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미국과 기타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정부는 반도체 칩과 태양과 셀에 대한 관세 등 추가 징벌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트뤼도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측은 "이번 조치는 보호주의자 정책이며 정치 주도 행위"라면서 "캐나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캐나다 정부를 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무역기구(WTO ) 제소에 이어 자체 무역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주 캐나다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늦게 낸 성명에서 "캐나다의 행위는 양국간 정상 경제 교역 협력을 잠식하고 캐나다 소비자와 기업들에게 해를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캐나다가 객관 사실을 존중하고  WTO 규칙을 준수하며 즉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경제교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전쟁을 벌인다면 캐나다는 타격을 입을까?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중국은 캐나다의 교역 대상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국가지만 중국의 캐나다산 제품 수입 규모는 크지 않다. 중국 세관통계에 따르면, 1지난해 기준 중국의 주요 캐나다산 제품 수입액은 석유화학 35억 달러, 철광석 약 20억 달러, 금괴 등 비통화 금 약 140억 달러 등이다. 중국은 또 상당한 양의 캐나다산 곡물 등 농산물을 수입했다. 중국산 철강재와 알루미늄 수출 시장에서 캐나다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그러나 캐나다 내부에서는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앨버타대 중국연고소 펠로인 기 생자크(Guy Saint-Jacques) 전 주중국 대사는 "중국이 전기차 관세에 대해 보복할 것으로 예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캐나다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위험이 있더라도 캐나다가 전기차에 대해 조치를 하고 관세에 대해 미국과 조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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