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에너지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로 배터리 셀 제조회사인 SK온이 화재와 폭발이 없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바나듐이온배터리(VIB) 확보에 나선다. SK온은 리튬인산철(LFP)에 이어 VIB까지 ESS용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SK온·SK이노베이션은 5일 대전시 유성구 스탠다드에너지 본사에서 '이차전지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스탠다드에너지는 김부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교수(현재 대표)와 미국 MIT 연구진들이 2013년 설립했다. 롯데케미칼이 650억 원을 들여 지분 15%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선 회사다. 한국조선해양도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을 위해 스탠다드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ESS에 적합한 고안전성·고출력 성능의 ESS용 VIB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VIB는 화재 가능성을 대폭 낮춘 배터리로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VIB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을 원천 차단하고 고출력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과전압, 과충전, 강제방전, 외부단락, 고온 노출, 낙하, 충돌, 관통에도 안전하고 열폭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스탠다드에너지는 주장한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액이 휘발성이 강한 성분으로 구성돼 충격에 의한 화재 위험이 높은 것과 대비된다. 배터리 효율성도 96%로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높다. 크기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다소 크지만 ESS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없다고 한다.
바나듐은 전 세계에 매장량이 풍부하고, 호주 등에서 채굴이 추진되고 있는 광물이다.
ESS는 저장 시간에 따라 단주기와 장주기로 나뉘는데 단주기 ESS는 통상 4시간 미만으로 전력을 저장·방전한다. 데이터센터와 산업 설비에 주로 활용되는 만큼 반복적인 고출력 운전에 대응할 수 있는 뛰어난 출력 성능과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 VIB는 화재와 폭발 위험이 없고 출력이 높아 단주기 ESS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지난해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5'에 참가해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소개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지난 2024년 5월 중동 최대 포럼인 AIM 콩그레에서 바나듐이온배터리(VIB)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9월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VIB 양산 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2025년 1분기까지 메가와트시(MWh)급 양산체제를 구축해 기존 대비 생산량을 10배 이상 늘리고, 2026년 흑자전환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이번 협약에 따라 앞으로 배터리 대량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원소재 조달부터 소재·셀·배터리관리시스템(BMS)까지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 셀 대면적화 설계 등 차별화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해액 첨가제 기술을 통해 소재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정유 공정에서 회수한 바나듐을 활용해 원가 절감 방안을 모색할 방참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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