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광업 ' 중병...금(金) 편중' 핵심광물 자본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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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광업 ' 중병...금(金) 편중' 핵심광물 자본 격차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6.02.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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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자원부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좀 과장해서 말하면 파기만 하면 금과 구리가 나오고 석유가 터져나오는 나라다. 따라서 전기차와 청정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현실에서 캐나다는 에너지 광국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간 자본이 금(金) 등 귀금속에만 쏠린 탓에 이들 핵심광물 하류(Downstream) 정제련과 가공 분야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미래 전략 자원 투자 경쟁에서 글로벌 경쟁자들에 크게 뒤처져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위스계 다국적 광업기업 글렌코어가 폐쇄를 검토 중인 캐나다 퀘벡주 '캐나다 구리 정련소' 전경. 사진=글렌코어
스위스계 다국적 광업기업 글렌코어가 폐쇄를 검토 중인 캐나다 퀘벡주 '캐나다 구리 정련소' 전경. 사진=글렌코어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이 27일(현지시각) 캐나다 왕립은행(RBC)이 발표한 '광산 및 정제: 캐나다의 핵심 광물 자본 격차 해소'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전했다. RBC는 S&P캐피털 IQ와 LSEG통계를 인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5년 동안 주식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캐나다 광업계에 유입된 자금은 7000억 캐나다달러(미화 약 5120억 달러)이며 이중 70%가 금과 귀금속 분야에 집중됐다.

반면, 코발트와 구리, 리튬, 니켈, 희토류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핵심광물'에 투입된 자본은 단 11%에 불과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스텔스전투기,풍력터빈 등에 들어가는 전동모터의 영구자석을 만드는 네오디뮴과ㅈ디스프로슘 등 17종의 원소다.중국이 가공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무기화하고 있는 광물이다.

보고서를 발간한 저자인 샤즈 메르왓(Shaz Merqat) RBC 에너지 정책 담당 이사는 "이는 호주가 같은 기간 핵심 광물 분야에 캐나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자본을 투입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 같은 격차가 앞으로 캐나다에 큰 부정의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핵심 광물 산업이 현재보다 최대 3배 성장하면서 5000억 달러~6000억 달러의 자본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본다.캐나다는 자본의 경직성 탓에 이 같은 황금기를 놓칠 수도 있다.

캐나다 퀘벡 북부에 있는 리오틴토철광석티타늄(RTIT) 공장 전경. 사진=리오틴토
캐나다 퀘벡 북부에 있는 리오틴토철광석티타늄(RTIT) 공장 전경. 사진=리오틴토

마이닝닷컴은 코발트와 구리, 흑연과 리튬,니켈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는  전기차 보급과 청정에너지 인프라, 국방과 제조업, 전자산업에 이끌려 증가 일로라고 전했다. 캐나다는 전 세계 핵심 광물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제 공급량은 전 세계의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방 정부의 추산에 따라 확인된 모든 프로젝트가 최대 용량으로 진행될 경우 향후 15년 동안 이 비중은 14%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RBC는 전했다.

물론 캐나다 연방정부는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모든 광업 프로젝트 제안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67개의 핵심 광물 프로젝트가 계획, 제안 또는 건설 중에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2034년까지 총 724억 캐나다 달러(530억 달러)의 잠재 투자를 의미한다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구리와 코발트,희토류 등 6대 핵심광물 시장내 캐나다 점유율과 2035년 전망. 사진=RBC/마이닝닷컴
구리와 코발트,희토류 등 6대 핵심광물 시장내 캐나다 점유율과 2035년 전망. 사진=RBC/마이닝닷컴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정제 시설의 부재다. 현재 캐나다에서 가동중인 구리 제련소는 퀘벡주의 루랭 노랑다(Rouyn-Noranda)에 있는 글렌코어의 호른 시설과 그 부속 정제시설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캐나다 광산에서 채굴된 정광은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어 정제된 뒤 다시 역수입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5년에서 2012년 사이 1190억  캐나다달러(약 870억 달러) 이상의 캐나다 주요 기초 금속 자산들이 외국인 소유로 넘어가면서 국내 기반 광업 선두 기업들의 수도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0여년 동안 서방 국가들은 에너지 집약의 정제련 작업을 중국에 아웃소싱했다. 중국은 세계 핵심 광물 정제 능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강력한 국가 보조금을 받아 확보한 과잉 생산 전략으로 서방 국가들의 정제련 시설 자립을 저해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의 국내 수요가 작다는 것도 문제다. 캐나다의 배터리 셀 제조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국방 조달 규모는 미국에 비해 극히 작고, 자석과 희토류 가공 산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 결과, 정광은 고객이 집중된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형편이다. 

통탄할 일은 이 같은 현상은 캐나다 연방정부가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업체 유치를 위해 향후 15년간 최대 550억 캐나다 달러(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독일, 프랑스, ​​한국과는 달리 캐나다는 보조금 수혜자에게 엄격한 국내 조달 요건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러니 상류 광업과 가공업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자금 부족 또한 성장을 저해한다. 캐나다의 유동성 주식 발행 제도(flow-through share regime)는 초기 탐사 단계를 지원하지만, 타당성 조사, 인허가와 건설 단계에서는 자금 지원이 급격히 감소한다. 기업들은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2000만~3000만 캐나다달러의 자금 부족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광산 개발보다는 자산 매각을 부추긴다.

또 허가 지연은 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검토는 정해진 기한 없이 5년 이상 길어질 수 있어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투자를 저해한다.

이처럼 복잡한 요소가 캐나다 광업의 발목을 잡고 있기에 해법 또한 다차원이 될 수밖에 없다. RBC 역시 시장 원리만으로는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공동 투자, 인프라 자금 지원, 그리고 관련 공급망과의 긴밀한 통합을 중심으로 하는 공공-민간 협력 전략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RBC는 캐나다 핵심 광물 프로젝트의 손익분기점을 낮추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방정부의 2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핵심 광물 국부 펀드는 전 세계 자본 유입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편이다. 캐나다성장펀드는 누보 몽드의 퀘벡 흑연 프로젝트, 포란 마이닝 서스캐처원 프로젝트,  마니토바주의 톰슨 니켈 광산 단지 등 여러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를 시작하며 민간 투자자들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원을 시사하고는 있다.

도로, 송전선, 그리드 연결 등 외딴 광산 지역에 대한 공공-민간 공동 투자가 이뤄질 경우 프로젝트 비용을 최대 24%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캐나다 인프라은행은 분석한다.

특히 온타리오주의 '링 오브 파이어(Ring of Fire, 불의 고리)' 지역은 상업 가동을 위해 약 24억 캐나다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다. '불의 고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북부 제임스 베이 저지대에 위치한 초승달 모양의 광물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말한다. 면적은 약 5000제곱킬로미터(㎢)이며, 크롬철광, 니켈, 구리, 백금족 원소, 금, 아연, 팔라듐 등이 매장돼 있다.

RBC는 또 퀘벡의 리튬 벨트와 온타리오의 서드버리 니켈 지구 등을 '광물 회랑(Mineral Corridors)'으로 지정하고, 이곳에 공유 가공 시설을 집중시킬 것을 제안했다. RBC는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의 배터리 제조업체와 장기 오프테이크(선구매) 계약을 맺고 정부가 대출 보증을 서는 방식의 '공동 정제련 허브' 모델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RBC보고서는 자원 잠재력을 가진 캐나다가 글로벌 핵심 광물 개발 경쟁에서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미국 전략자본국(Office of Strategic Capital)은 국방과 산업 공급망 강화를 위해 1000억~2000억 달러를 투입할 수 있으며, 미국 정부는  120억 달러 규모의 핵심 광물 비축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도 가동하고 있다.

경쟁국인 호주는 연기금이 자원 분야에 대한 고정 투자 비중을 유지하며, 중견 생산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인허가 관련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BHP와 리오틴토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을 육성학 있으며 이들 기업들은 구리 등 에너지 전환 금속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캐나다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미국과 통합을 생각해볼 수 있다. 대미 통합은 캐나다 생산자들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지만, 미국의 수출 허가 또는 조달 규정 탓에 캐나다산 공급이 미국의 산업 우선순위에 종속될 경우 위험이 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자비한 관세 부과, 폭언들은 생생한 증거물 아닌가.

RBC는 자원 주권을 보존하고 수요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럽·아시아 동맹국과의 무역 관계를 다변화할 것을 권고한다. 

자본 투자의 다각화도 필요하다. 캐나다에서는 수십 년간 금을 중심으로 귀금속에 자본이 집중되면서 공공 시장이 귀금속 금융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캐나다는 자본 집약의 배터리 금속 분야에서 뒤쳐졌다.  S&P/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 상장된 광업 기업 중 다각화된 광업을 하는 기업은 19%에 불과한 반면, 호주 증권거래소(ASX 300)에 상장된 기업 중 다각화된 광업을 하는 기업은 무려 약 3분의 2에 이른다.

수십년 동안의 편중된 투자 탓에 캐나다는 세계 수준의 지질학 이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류 부문 생산 능력과 투자 심리가 취약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RBC는 결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캐나다는 다른 나라들이 부가가치 가공과 지정학 영향력을 확보하는 동안 원자재 공급국으로 남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민관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캐나다가 살 길 중의 하나는 RBC가 제시했다고 본다. 바로 자원 주권을 보존하고 수요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럽·아시아 동맹국과 무역 관계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특히 배터리와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과 손을 잡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캐나다에 투자하고 있지만 핵심 광물 분야 한국 기업들을 유치해 캐나다에 부족한 정제련 시설을 한국의 기술력으로 건설한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온전히 누리면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알림] 이 기사는 투자 판단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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