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에 뉴몬트와 배릭골드 등 세계 금광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수직낙하고 있다. 전쟁 등 위기시에 금은 안전자산으로 통했으나 이번 이란 전쟁에서는 예외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CNBC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과 은, 구리 가격이 동반 폭락하면서 관련 광산 기업들의 주가가 전쟁 시작 이후 약 30%가량 곤두박질쳤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2.47%(11.70달러) 내린 온스당 44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동안 11.26% 하락하고 한 달 간은 11.59% 떨어졌다. 그러나 연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덕분에 올들어 이날까지는 3.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광 기업 주가도 하락했다. 미국 콜로라도에 분사를 둔 세계 최대 금광기업인 뉴몬트 코퍼레이션(뉴몬트)는 2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3.43%(3.40달러) 내린 95.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몬트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1월 초 이후 처음이다. 뉴몬트는 금 외에 구리, 아연, 납 등도 생산하지만 금이 전체 수익의 90%를 차지한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뉴몬트 주가는 지난 5일간 12.58%, 지난 한 달간은 21.56% 빠졌다. 2월 말 전쟁 시작 직전인 2월27일 종가 130달러에 비하면 26.3% 하락했다. 52주 최고가를 찍은 1월29일 134.88달러에 비하면 거의 30%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1월 말 1430억 달러에서 1045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약 390억 달러(약 58조 원)가 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은 "18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급등하는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19일 오전 거래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멕시코만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 격화되면서 거의 7% 급등하여 배럴당 114달러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금에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모틀리풀은 "금리가 높아지면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증가하여 금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면서 "에너지 비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광산 기업의 비용과 수익 마진에도 압박을 가한다"고 분석했다.
뉴몬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패닉 셀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모틀리풀은 조언했다. 뉴몬트는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고, 이 자금을 재무제표 강화에 활용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금광업체로 토론토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금과 구리를 생산하는 배릭 골드(Barrick Gold) 주식도 같은날 2.98%(1.14달러) 하락한 37.14달러로 마감했다. 배릭골드 주가는 지난 5일 동안 12.28%, 한 달간 23.50% 빠졌다. 올들어 이날까지 16.05% 하락했다. 이란전 발발 직전날인 지난달 27일 종가(50.74달러)에 비하면 26.8% 급락했다. 이에 따라 며 시총 625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배릭은 최근 네바다 포마일 프로젝트의 로열티 이슈와 북미 광산 분사 계획 등이 얽혀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금광기업 킨로스골드코퍼레이션(KGC) 주식도 이날 3.21%(0.88달러) 내린 26.54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시가총액은 3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주가는 5일간 13.18%, 한 달 간 20.66% 급락했다. 올들어 이날까지는 7.24% 빠졌고 이란 전 이후 약 28.25% 하락했다. 시총이 줄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KGC는 생산 비용 상승이라는 역풍에 계속해서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생산량 감소와 금 가격 상승에 따른 로열티 비용 증가로 온스당 생산원가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한 1289달러를 기록했다.
광업 비용 효율성의 핵심 지표인 총유지비용(AISC)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1% 급증하여 귀속 기준 판매된 금 환산 온스당 1825달러로 지난해 3분기(1622달러) 보다 급증했다. 킨로스의 2025년 연간 AISC은 1571달러로, 2024년의 1388달러에서 상승했다. 평균 금 실현 가격이 56% 상승하면서 4분기 이익이 급증했지만, 단위 비용 상승은 인플레이션 급등을 반영한다. KGC의 전망에 따르면 2026년에는 비용 압박이 예상된다. 회사는 높은 로열티 비용, 인플레이션 영향과 계획된 광산 개발 순서로 2026년 온스당 귀속 생산 비용이 1360달러(±5%)에 이르고 AISC는 1730달러(±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비용 상승에 주가가 하락압력을 받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채굴 회사로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골드필즈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골드필즈는 이날 39.07달러로 전날에 비해 4.12%(1.68달러) 하락 마감했다. 종가기준 시총은 349억 6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골드필즈 주가는 지난 5일 동안 14.21%, 한달 동안 27.77% 급락했으며 이란전 이후 에는 33.6% 추락했다.
캐나다 업체로 캐나다와 핀란드, 호주 등지에서 사업을 하는 아그니코이글마인스(AEM)는 전날에 비해 3.06%(5.65달러) 하락한 179.13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시가총액은 904만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AEM 주가는 지난 5일간 13.9%, 한 동안 21.52% 빠졌으나 올들어 이날까지는 5.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27일 종가 251. 60달러에 비해 20일 종가는 28.80% 급락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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