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시장이 '저고용·저해고(Low-hire&Low-fire)' 상태로 바닥을 다지고 있으며 이란 전쟁은 실업률이 급등할 리스크를 키웠다는 국내외 평가가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의 문다운 연구원은 5일 미국의 3월 신규고용 동향과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3월 고용 보고서의 이면에는 미국 노동 시장이 겉보기처럼 좋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몇 가지 불안한 징후들이 숨어 있었다'는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평가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3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17만 8000명 증가하며 2월의 13만 3000명 급감에서 강하게 반등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5만~6민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산업별로는 헬스케어(의료산업)에서 신규고용이 76만 명 증가하고 레저·접객이 44만 명, 건설이 26만 명 각각 급증했다. 이들 3개 부문은 지난달 대규모 의료 파업과 한파 등의 영향으로 크게 부진한 부문이다. 의료산업은 다른 부문이 고용을 줄이는 시기에도 계속 ㅏ많은 사람을 고용했다. 반대로 지난달 증원이 발생한 금융에서 15만 명 줄고, 기타 서비스에서 9만 명 감소하는 되돌림이 나타났다.
고용이 한 달만에 크게 반등하면서 실업률은 2월 4.4%에서 4.3%로 하락했다.
실업자는 해고와 계약 종료 등에 따른 실업자가 24만 3000명 줄었고 계속 실업자도 11만명 줄었다. 반면 노동시장 진입에 따른 실업자가 24만 명 증가하며 감소폭을 상쇄했다. 무엇보다 거의 40만 명이 구직을 단념하고 노동시장을 떠난 것도 실업률 하락에 기여했다.
노동 시장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은 3월에 61.9%로 떨어져 거의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이는 여성들이 대거 노동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197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거스 포처( Gus Fauche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세 이후 노동 참여율 하락은 고령화된 노동력과 최근의 이민 규제 강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 12개월 동안 단 32만 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미국 경제가 역사상 해마다 100만~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온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문다운 연구원은 "2월의 일시, 계절 요인에 의한 쇼크가 되돌려졌다"고 평가하고 "업종별 수급에 따라 월별 등락이 반복되는 가운데 추세로 노동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월 신규 구인건수가 688만 명으로 감소하면서 지속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계속 실업자가 증가하는 탓에 기업-노동자간 미스매칭이 누적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노동 수요 부족은 임금 상승률 둔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달에 비해 0.2% 상승해 2월 상승률 0.4%의 절반에 그쳤다. 지난해 1년과 비교해서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3.5%로 둔화됐는데 이는 5년 만에 최저치다.
게다가 이란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면서 임금 인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향후 추가 물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댈러스에 있는 피프스 서드 커머셜 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용은 적지만 해고도 적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실업 수당 청구 건수 추세는 해고 수준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3월 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의 4주 평균치는 20만 7750건으로, 1년 전보다도 낮아졌고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마켓워치는 "이것이 경제학자들이 현재 미국의 노동 시장이 고용률도 낮고 해고율도 낮은 상태라고 말하는 이유"라면서 "그러나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플랜트 모란 금융 자문의 짐 베어드(Jim Baird)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고용주들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교적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긍정 측면"이라면서 "해고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노동 시장은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도 미국 고용시장을 '저고용·저해고(Low-hire&Low-fire)' 상태로 평가했다. 그는 "노동수요가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서 터진 전쟁으로 리스크가 점증되고 있다"면서 "전쟁이 장기화하다면 언제든지 노동 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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