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소재 전문 기업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회로박 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AI(인공지능) 모멘텀이 다가오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와 IT 기기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롯데그룹 소재 전문 기업이다. 국내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용 동박을 제조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이 지난 2023년 일진그룹의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사명을 바꾼 기업이다.
NH투자증권은 12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회로박 사업 비중 확대를 통해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72.7%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전날 종가는 7만 5400원이었다.
한투증권은 하반기부터 AI 가속기용 하이엔드 회로박 출하가 시작되면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8만 7000원으로 28% 상향했다. 전지박 부문은 전기차 부진을 ESS가 보완하는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로박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회로를 형성하고 동박적층판(CCL)의 소재로 사용되는 얇은 구리 판을 말한다. 이차전지 음극 집전체인 전지박보다 공정이 까다롭고 마진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회로박 생산기지를 보유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가속기용 HVLP4와 같은 초정밀·고부가 제품을 개발, 시장 점유율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익산 공장의 전지박 생산 라인을 회로박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AI와 고부가 회로박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회로박·ESS 성장성을 반영하기 위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시점을 2026~2027년 평균에서 2027년으로 변경했다"면서 "비교기업(Peer) 주가 상승에 따른 타깃 멀티플도 상향했다”고 판단했다.
전기차(EV) 부문의 부진 속에서도 ESS와 회로박 중심의 체질 개선 노력으로 판매량 비중에 유의미한 변화를 예상했다.
주 연구원은 "ESS와 회로박 합산 판매 비중은 2026년 47%, 2027년 53%까지 확대되며 EV+기타 판매 비중이 절반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면서 "ESS는 삼성SDI의 북미 라인 전환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되고, 회로박은 국내 CCL 업체를 통한 북미 고객사향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은 물류 지연 영향으로 매출은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수익성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1분기 매출액은 15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억 원 손실로 적자를 지속했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컨센서스(225억 원 손실)를 크게 밑돌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손실 460억 원)에 비해서는 89.2% 축소됐다.
주 연구원은 "유럽 EV 물류 지연으로 동박 판매량이 가이던스를 밑돈 4800t에 그친 것이 매출 부진의 원인"라면서도 "재고평가 충당금 환입과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으로 손익은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로박은 지난 3월부터 AI용 HVLP 양산을 시작했고, 1분기 매출액은 210억원을 기록했다"면서 "AI 데이터센터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회로박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이성원 연구원은 "ESS와 회로박용 동박 출하가 견실했는데도 전기차 부문이 여전히 부진해 매출액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연구원은 이어 "익산 공장 물량 이관과 ESS 물량 확대에 따른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상승,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래깅 효가, 재고자산평가 환입효과(약 120억 원)로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덧붙였다.
2분기부터 북미용 ESS 물량 증가와 AI용 고부가 회로박의 본격 출하되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실적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투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1조 230억 원, 영업이익을 48억 원 손실, 순이익을 32억 원 적자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6780억 원, 영업이익 1450억 원 손실, 당기순이익 158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성원 연구원은 "2028년까지 이어질 고체전해질(2025년 파일럿 라인 70t→2028년 1기가와트시(GWh) 규모 증설) 상업화 로드맵은 향후 주가 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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