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 1529.7원...전문가 "상단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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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구두개입에도 환율 1529.7원...전문가 "상단 모르겠다"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6.06.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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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누적된 원화 약세 재료 탓에 두 달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된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 확대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은 아무런 효험을 내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이 4일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등의 영향으로 1529.7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원달러 환율이 4일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등의 영향으로 1529.7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29.7원으로 주간장을 마쳤다. 이는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3.3원 오른 값이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로 주간 거래를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1554.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이다.

환율은 장중  1530원 중반대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다.

이날 환율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 고조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이 이란 케슘섬의 통신탑과 유조선을 공격하자 이란은 미군 자산이 주둔하는 쿠웨이트와 바레인을 공습했다.

쿠웨이트 공항이 공습을 받으면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와 물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도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일(현지 시각) 한국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강제노동 생산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와 집행에 실패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치로, 한국은 호주·중국·브라질·일본 등과 함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도 환율상승에 동력을 제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 9930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여줬다.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외국인들은 120조 가까이 순매도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대미 직접투자도 환율을 높게 유지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의 칩스법, IRA 등으로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의 시설 투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로 한미전략투자공사도 18일 출범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환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쏠림에 필요시 즉시 조치하겠다"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효험은 없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굵직한 원화 약세 재료가 계속 누적되고 있다"면서 "5월 초부터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와 글로벌 금리 상승,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등으로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관세 리스크까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문다운 연구원은 "환율이 전쟁 이후 도달한 전고점인 1536원을 역외 장중 터치한 가운데, 현재 레벨에서는 다음 상단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의 전규연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 확대와 미국 경제지표 호조를 감안해도 원화 가치는 과도하게 절하됐다"면서 "환율은 이란 전쟁이 격화된 3월 31일 장중 고점 1536.9원, 종가 1530.1원에 근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이란의 쿠웨이트 공격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고, 미국 구인건수, 민간 고용 같은 노동시장 지표가 견실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이 주요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여타 통화 대비 원화의 약세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대미 직접투자 비중이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미국 달러의 국내 공급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폭이 제한되며 하반기에도 1400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려면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 전망을 토대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야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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