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호남권 반도체 공장 유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존 반도체 투자와 별개로 추가 생산거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9일 대기업 총수들과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후공정' 투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산업통상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팽창에 대해 우리가 빨리 시장을 선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기존에 반도체에 투자하기로 돼 있는 부분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새로운 단지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면서도 호남권 공장 유치설에 대해서는 "적절한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정부는 오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논의하며 이를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목적으로 광주(첨단 패키징), 부산(전력반도체), 구미(소재·부품)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호남 지역 정치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패키징(후공정) 반도체 공장 설립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공정(Fab)은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하고 라인 통이전은 현실상 어렵고 후공정은 유틸리티 부담이 적으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패키징 공장인 '온양 나노시티'가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에 있다.
반도체 호남 유치론은 정치권 움직임과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난 1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이 지역 정치권에서 제시된 이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도체 공장 유치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불이 붙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반도체 공장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대전환기획위원장으로 정은승 전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했다. 민 당선인은 지난 8일 "머지 않아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정부와 기업의 발표를 듣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를 암시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알림] 이 기사는 투자 판단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