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 위스키'와 '짐빔'으로 유명하며 가족경영을 해온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 홀딩스(HD)의 차기 사장 자리에 창업주 도리 신지로의 증손주 도리 노부히로 부사장(58)이 내정됐다. 도리 부사장이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6대 사장에 취임하면 약 10년 만에 창업주 가문 출신 사장이 산토리홀딩스의 경영에 복귀한다. 니나미 다케시 현 사장은 회장직을 맡는다.
산토리홀딩스는 1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도리 노부히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발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토리홀딩스는 양주와 맥주, 청량음료를 제조 판매한다. 2009년 4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회사를 분리했다. 지난해 매출액 3조2851억 엔(세전, 약 30조 7055억 원), 영업이익 3172억 엔을 올렸고 올해는 각각 3조 4950억 엔(32조 6674억 원), 3200억 엔이 예상된다.
도리 사장이 취임하면 2001년부터 2014년가지 사장으로 재임한 사지 노부타다(79, 현 산토리홀딩스 회장) 이후 10년 만에 창업주 가문 일원이 사장직이 되는 것이다. 사지 홀딩스 회장은 앞으로도 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도리 사장은 산토리그룹의 산토리 스피릿츠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경영을 이끌고 니나미 사장은 주로 해외 사업을 지원하는 일을 맡는다.
오사카현에서 도리 사장은 일본 게이오대학과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산업은행(현 미즈호은행)에서 일하다 1997년 산토리에 입사했다. 이후 산토리식품인터내셔널 사장 등을 지낸 후 2016년 3월 산토리(현 산토리홀딩스) 부사장직을 맡아 왔다.
산토리 스피리츠는 전세계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히비키', 싱글몰트 위스키 '야마자키'와 '하쿠슈','치타', 80여년간 인기를 받아온 대중 브랜드 '가쿠빈', '짐빔' 등 위스키를 제조,판매한다.
도리 신임 사장은 이날 도쿄 미나토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니나미와 함께 그룹을 강하게 이끌겠다"면서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해 국내 알콜 사업을 더 강하게 하고 수익성을 더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한 니나미 다케시 현 사장은 "(도리를) 차기 사장으로 키우는게 내게 맡겨진 미션이었다"면서 "창업가 가문이라고 해서 사장을 맡길 정도로 호락호락하게 경영하지 않는다. 도리가 실력이 있기 때문에 사장에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1899년 도리 신지로가 오사카에 작은 수입상점 '토리이 상점'을 열어 창업한 산토리는 1929년 4월 일본 최초로 싱글모트 위스키 '산토리'를 제조한 회사다. 산토리는 당시 판매한 아카다마(빨강구슬) 포트 와인의 '빨강 구슬'을 태양에 비유해 'Sun'이라고 하고 여기에 자기 성 토리를 붙여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의 대표 가족 경영 회사로 도리 신지로, 차남 사지 케이조, 케니조의 조가 도리 신이치로, 케이조의 장남 사지 노부타다 등 4대 사장 때까지 쭉 창업주의 친인척과 자손들이 이끌어오다 로손 최고경영자(CEO)인 니나미 다케시가 2014년에 5대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맥이 끊겼다.
창업주 도리 신지로, 그의 차남 사지 케이조, 3남 도리 미치오의 아들 도리 신고(손자)는 모두 마스터 블렌더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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