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구조개편...관련 기업 주가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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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개편...관련 기업 주가 희비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7.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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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 두산밥캣의 두산로보틱스 산하 편입이 골자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해당 기업들의 주가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밥캣은 매출액이 10조 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이 넘는 상장사인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이 두산밥캣의 183분의 1인 530억 원에 불과하고 영업이익은 192억 원의 손실을 낸 회사여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으로 지배주주는 이익을 보는 반면, 일반 주주들은 회사성장에 따른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이 11일 원자력발전사업을 하는 두산에너빌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 산하에 두는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그룹이 11일 원자력발전사업을 하는 두산에너빌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 산하에 두는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10만5700원으로 전날에 비해 23.92%(2만400원)상승 마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오전 9시 2분 전날에 비해 1만4200원 오른 9만9500원으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다 9시49분 10만200원으로 10만 원을 돌파했다. 이후 오후 1시 57분 4.85%(2만1200원) 상승한 10만6500원에 거래됐다. 장중 10만9300원까지 뛰며 3개월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주회사인 두산은 전 거래일에 비해 1.86%(4500원) 내린 2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25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두산은 장 초반 26만3500원을 찍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스키드 등 건설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두산밥캣은 전 거래일(5만2000원)에 비해 5%(2600) 오른 5만46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1시58분에는 5만5100원에 거래됐다.

두산그룹은 11일 클린에너지(청정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개 축으로 계열사들을 재배치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밑으로 옮긴 뒤 상장폐지하는 게 골자로 평가받았다.

두산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두산 아래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테스나 등 세 부문으로 사업 부문이 나뉘어져 있다.

이번 구조 재편으로 클린에너지 부문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 터빈, 해상 풍력, 수소·암모니아 등 전반적인 에너지 사업 관련 포트폴리오를 갖춘다.

핵심인 스마트 머신 부문은 세계 소형 건설기계와 협동 로봇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결합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데 두산밥캣 주주들은 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보통주 0.63주를 받을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가 되면서 두산밥캣은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북미·유럽 등에 보유한 네트워크와 경영 인프라 등을 활용해 성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이 보유한 캐시카우(수익원)이지만 북미에 본사를 둔 터라 수익을 활용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았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9조7590억 원, 영업이익 1조3899억 원을 냈다.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가 되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활용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두산밥캣의 주주들은 상장폐지 계획에 이변이 없을 시 시가를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을 교환하거나 주당 5만459원으로 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

이에 이번 사업 재편의 최대 수혜자는 지주사인 ㈜두산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 68.2%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두산밥캣 주식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지배구조개편에 따른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의 결합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지닌 두산밥캣을 직접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증권사는 두산밥캣에 대해 부정의 평가를 내리며 투자의견을 낮췄다. 삼성증권은 이날 두산밥캣의 목표주가를 매수청구가인 5만500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한영수 연구원은 "시장은 복합기업과 지주사보다 순수 영업회사를 선호한다"면서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도 "두산밥캣 주주 모두가 주식교환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두산밥캣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실적, 꾸준한 배당 등에 이끌린 투자자들이 많은 반면, 두산로보틱스의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기대감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이수영기자 isuyeong@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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