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충돌 격화로 원유수송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전세계 거래 원유의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9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는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둔화되고 국제 원유재고가 감소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CNBC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1.3%(1.12달러) 오른 배럴당 89.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브렌트유는 미국이 미군 3명 사망 사실을 확인 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4% 가까이 급등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 선물은 전날보다 0.9%(0.74달러) 오른 배럴당 83.22달러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브렌트유는 지난 6월 11일 이후, WTI는 6월 12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 유가는 미국과 이란간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이달 들어 약 20% 급등했다.
이날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사망과 관련해 이란에 보복을 다짐하면서 상승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미군을 공격하면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CNBC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을 살해할 때마다 그들은 그 죽음을 몇 배로 갚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 지시가 전쟁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와 대니얼 케인 합참의장 등 모든 군 지휘부에 내려졌다"고 밝혔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통항 유조선에 대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날 9일 연속으로 이란을 공습했다. 이란은 선박들이 자국 영해를 통과하도록 압박하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 주말 오만 해안 인근에서는 몰타 선적의 석유제품 운반선 '카보말레아스(Kavomaleas)'가 발사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란은 미국의 중동 동맹국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주말 동안 쿠웨이트의 발전·담수화 시설을 이틀 연속 공격했다. 쿠웨이트는 식수 대부분을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국제 원유 재고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금융 데이터 제공 기업인 바차트(Barchart)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량은 45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통상 65일 이상치인데 현재는 40일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공동창업자 아므리타 센은 CNBC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둔화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면서 "시장은 최근 가격 상승에도 여전히 상황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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