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풍향계인 '구리' 재고가 실제 공급 부족 사태 때나 볼 수 있는 이례적인 속도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구리 재고량 감소는 수요와 별개로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구리 가격 상승은 풍산과 LS전선 등에는 가격 전가를 통한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21일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인도 대상 가용 재고(on-warrant stock)는 일주일 만에 35% 급감한 13만 1000t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거래소 재고 역시 추가로 20%(2만 362t) 급감한 7만 909t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11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3월 중순 43만 3500t에 비하면 80% 이상 준 것이다.
또 양산 프리미엄은 현재 1t당 103달러로 2025년 5월의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그만큼 중국의 수요가 강하는 방증이다. 양산 프리미엄은 중국이 해외에서 구리를 수입할 때 실물 구리에 붙이는 일종의 웃돈이다. 양산항 보세창고로 들어오는 구리 실물 가격과 세계 기준 가격인 LME 구리 선물 가격간의 차이를 표시한 것으로 글로벌 구리 시장에서 중국의 실물 구리 수요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수요 나침반' 역할을 한다.
반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재고는 현재 역대 최고치인 63만 293t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물량이 쌓여 있다. 미국 내 관세 우려와 물량 선점 경쟁으로 COMEX 구리 선물가격이 LME 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트레이더들이 저렴한 해외 구리를 사서 미국에 가져다 파는 차익 거래가 극대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구리 재고가 대부분 미국에 묶인 반면, 구리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중국과 유럽의 구리는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은 치솟고 있다. LME 구리 현물은 지난 17일 1t당 1만 3373달러로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COMEX 선물은 파운드당 약 6.27~6.32달러(t 환산 시 약 1만 3800~1만 3900달러 수준)으로 LME보다 비쌌다. 미국내 관세 부과 우려를 반영한 가격이다.
중국 내 가격도 오름세다. 중국 최대 규모 벌크 원자재 전문 데이터 분석 시장 조사회사 썬서즈(SunSirs,生意社)에 따르면, 중국내 구리 가격은 1t당 10만 4191위안으로 주초 대비 0.77%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3.48%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선물시장과 실물시장간 가격 괴리 현상은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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