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이 시장 전망을 크게 상회한 데다 물가 상승세까지 이어질 경우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연속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지난해 2분기 대비 3.7% 각각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3.8%에 이어 2분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0.2%) 세배 수준이다. 1분기 1.8%의 높은 성장률에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며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 전분기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 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건설 투자는 토목건설이 줄면서 전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1.3% 각각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가 늘어나 전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1.4% 늘었다. 수입은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수출은 9%, 수입은 6.3%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 대비 3.6%, 전년 대비 15.6% 급증해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했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이번 2분기에는 수출 중심의 성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수와 순수출이 성장에 고루 기여했다"면서 "전기 대비 0.6% 성장 가운데 내수와 순수출이 각각 0.3%포인트씩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투자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모두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장 지표가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며 2분기 GDP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향후 통화정책의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강세와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2분기에는 수출뿐 아니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개선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8월 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물가 지표가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아직은 8월 동결 뒤 10월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면서도 "다음 달 나오는 물가 지표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만약 근원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8월 인상 여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8월 인상할 경우 연내 3회 인상도 가능하지만, 물가상승률이 3분기를 고점으로 이후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환율 상승세도 수급 면에서 완화되고 있어 유가가 크게 튀지 않는 이상 연내 2회 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하락하고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하며, 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2.5%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한투증권 문다운·최지욱 연구원은 "계절상 7월은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는 달이지만 현재까지 데이터로 봤을 때 배추와 수박 등 채소류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계란 가격 또한 전월 대비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두 연구원은 "석유류 가격 하락, 여름철 전기요금 한시 인하 등을 감안할 때 상품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에 전월 대비 마이너스 0.42%포인트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투자증권의 하건형 이진경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며 수요압력 확대, 비용충격 전이를 근거로 제시했고 이번 GDP와 GDI 서프라이즈는 해당 판단에 부합한다"면서 "8월 회의까지 국제유가 급등세가 재차 확인될 경우 연속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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