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값이 이번에는 미국달러 약세에 힘입어 온스당 4400달러를 넘어섰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값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지정학 위기로 미국달러 가치가 올라야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국달러 가치가 내려간 탓에 금값이 올라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대표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14일(현지시각) 달러약세 등에 반등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4%(16.9달러) 내린 온스당 44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은 온스당 4356.79달러~4375.5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날에 비해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9.67로 전날에 비해 0.30% 하락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12일 발표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된 영향이 크다.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는 직전 6월의 상승률(3.5%)보다 둔화된 수치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달과 견줘서는 0.1% 상승해 6월 CPI는 0.4%하락했는데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7월 근원 CPI 상승률은 6월 상승률 2.6%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항목별로는 주거비가 7월에 0.1% 올라 전체 CPI 월간 상승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식품 가격도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 가격은 1.5% 떨어졌다. 6월 5.7% 하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휘발유 가격은 7월에 2.9% 내렸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둔화세를 보였다. 1년전에 비해 4.7% 상승하고 전달에 비해서는 보합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월(5.5% 상승)에 비해 둔화됐다. 7월 근원 PPI 역시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날 발표된 7월 소매판매 지표마저 예상 밖의 감소(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7636억 200만 달러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이번 CPI와 PPI,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다. 이들 수치가 예상보다 높지 않게 나오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서둘러 Fed가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한층 낮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Fed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소매 판매 발표 이후 30.6%로 낮아졌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올해 말 국제 금값 전망치는 온스당 4300달러에서 최고 6300달러까지 다양한 스페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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