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美 새 50% 관세 부과...달러 대 달러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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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美 새 50% 관세 부과...달러 대 달러 무역전쟁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6.08.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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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로 맞서기로 했다. 캐나다와 미국의 무협상이 파국을 맞이하고 '달러 대 달러' 무역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미국의 '근린궁핍' 정책에 대한 캐나다의 고육지책이다. 미국 의존도가 큰 캐나다 경제는 미국의 무역전쟁을 버틸 수 있을까?

마크 카니 캐나다 연방정부 총리. 캐나다는 미국과 무역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사진=CBC캐나다 유튜브 캡쳐
마크 카니 캐나다 연방정부 총리. 캐나다는 미국과 무역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사진=CBC캐나다 유튜브 캡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2일(현지시각) 미국과 막판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의 관세에 '달러 대 달러'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CBC캐나다 보도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캐나다는 새로운 포괄적 무역 협정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과 집중해서 진정성 있게 협력해 왔다"면서 "캐나다는 우리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그 관세에 달러 대 달러로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1일 밤 자정 20분 전 발표한 성명에서 카니 총리는 "미국 측 협상단이 제안한 조건의 '막판 변경 사항'이 불공정하고 비경제적이며 그 어떤 협정의 신뢰성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보다 몇 분 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들과 가진 전화 회견에서 "캐나다가 합의안 최종 승인을 거부했다"며 협상 결렬을 알렸다.

캐나다 정부는 철강, 유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산 제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종이, 전자제품 등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산 철강, 유제품 등을 겨냥한 새로운 관세를 다음달 8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부과하고 세부 대상 품목은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막판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합의가 이뤄지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미국의 전략 산업에 부과한 보복관세 일부를 철회하고 미국산 주류를 캐나다 주류 판매점에 다시 들이는 방안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의 최종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협상을 중단하는 쪽을 택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한 것을 내줄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카니 총리는 특히 캐나다 경제에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산업을 협상을 위해 양보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캐나다의 조치는 미국이 22일부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은 캐나다의 연간 대미 수출 가운데 5.2%에 해당한다. 와인과 일부 유제품, 주류, 하키용품, 기계류, 섬유, 시멘트, 가구 등이 관세 부과 대상에 들어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 결렬 책임을 캐나다 측에 돌리며 캐나다의 보복관세에 미국도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국 제안이 캐나다에 가장 유리한 조건이었으나, 캐나다가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연목재 분야에서 추가 양보를 요구해 협상이 불발됐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미국이 서로 고율 관세를 새로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양국 관계는 두 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선 즉 '루비콘강'을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캐나다의 현 수석 협상가인 재니스 샤렛(Janice Charette)이 "새로운 관세 부과가 이번 협상에서 일종의 절벽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측에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러 주 정부들의 반발로 앞으로 캐나다 연방정부와 미국 간 협상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양국 관계는 문자 그대로 벼랑 끝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벼랑끝 대치로 양국 관계는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처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관세를 시행하면서 추가 협상 일정을 잡지 않고 있는 방식으로 여전히 캐나다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18개월 동안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 연목재,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해 캐나다의 관련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가 이번에 새로 부과한 관세 역시 결코 고통 없이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또한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CBC캐나다는 지적한다. 캘거리 대학교의 트레버 톰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무려 9만 명에 이르는 캐나다인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새로운 관세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특혜 세율을 적용받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3자 간 자유무역협정 갱신을 위한 광범위한 협상 과정도 난항을 겪을 게 불을 보듯 훤하다. 

이제 두 나라는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명의 운전자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오타와 대학교의 패트릭 르볼롱 비즈니스·공공정책학 교수는 이번주 두 나라간 협상을 분석하며 캐나다와 미국을 치킨 게임을 벌이며 서로를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하는 두 명의 운전자에 비유했다. 

캐나다와 미국간 관세 전쟁은 캐나다는 물론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게 적지 않다고 본다. CBC캐나다가 지적한 대로 미국이 전통의 우방국의 편에 서 줄 것이라고 더 이상 당연하게 믿을 수 없고, 미국이 스스로 맺은 무역 협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없으며, 미국의 정치 체제가 1932년부터 2016년 사이에 국가를 통치한 이들과 같은 대통령들을 다시 배출할 것이라고는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변했다. 세계는 보호무역주의, 약육강식의 괴롭힘, 국제질서의 근본 재편이 이어지는 장기 주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생존을 위한 산업정책과 협상전략을 짜는게 더 현명하리라.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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