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조 원 이상의 수주 소식을 알린 삼성전기 주가가 3일 오후 코스피 시장 전체의 하락에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에 따른 중동 지정학 리스크 고조, 국제유가 폭등,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 등 대외 악재로 부진한 뫃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오후 2시 52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종가에 비해 4.14%(5만8000원) 내린 13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대규모 수주 소식을 알린 1일부터 내리 사흘째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일 1조 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초대형 수주 잭팟을 공시했다. 그러나 주가는 전날에 비해 1.92%(2만 8000원) 하락한 143만 원에 거래를 끝냈다.
MLCC는 전자제품 내부에서 전기를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되게 흘려보내는 핵심 부품이다. 전자제품이 오작동 없이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흔히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부른다. 삼성전기는 무라타(일본)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인 MLCC 제조 기업이다.
삼성전기가 5월 이후 확보한 AI 인프라(AI 서버용 MLCC와 실리콘 커패시터 등) 관련 장기 공급 계약(LTA)의 총수주 규모는 약 3조 32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1일 발표된 수주를 비롯해 순수 AI 서버용 MLCC 단일 품목으로 공시된 핵심 계약 3건의 누적 수주액은 총 1조 8213억 원이다. 이 때문에 주가가 뛸만했지만 실제는 정반대였다.
최근 AI 부품 성장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인식과 함께 대형 호재 발표를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은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2일에는 전날 대비 2.10%(3만 원) 내린 140만 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최고 144만 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조정을 받으며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 주가하락세는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에 따른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국제유가 폭등,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 등 대외 악재로 코스피 시장 전체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에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무력충돌을 보이면서 중동의 지정학 위기가 고조되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 선물은 0.9%(79센트) 오른 배럴당 9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 선물도 1.0%(97센트) 상승한 배럴당 95.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7월24일 이후, WTI는 7월23일 이후 최고치이다. WTI는 이번 주 들어서만 9%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직접 군사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원유 수출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양국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맞서면서 공급 차질 위험이 유가에 다시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해상 봉쇄와 제재 확대를 통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나는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우리의 위치가 훨씬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거의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이란 경제가 붕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호르무즈해협의 실제 원유 수송 차질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수송량은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지만 추가 공격으로 선박 통행이 다시 위축될 경우 국제유가는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중동 지정학 위기 고조와 유가상승은 전세계 경제의 개별 희소식을 잠재우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의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온과 고전압을 견디는 고신뢰성 제품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8년까지 매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 국내외 핵심 생산 거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AI 부품의 공급 부족과 판가 상승 기대감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최대 300만 원을 제시하며 긍정의 주가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DB투자증권이 목표주가 300만 원을 가장 먼저 제시하며 이른바 '300만 원 시대'를 열었고 이후 AI 서버용 MLCC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며 교보, 하나, KB, NH투자증권 등 대다수 대형 증권사들이 6~7월에 걸쳐 목표주가 300만 원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기 주가는 한국 주식시장 부진을 뚫고 300만 원대로 뛸 수 있을까?
이수영 기자 isuy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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