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정학 리스크 고조에 대응해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13년 만에 실물 금 매입을 재개한다. 외환보유액의 달러 편중 위험을 분산하고 낮은 금보유 비중을 높이며 금값이 쌀 때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 104.4t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량 영국 영란은행에 보관 중이다. 금값 하락을 활용해 금 보유량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한국거래소(KRX),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협력해 국내 제련업체가 생산한 금을 원화로 직접 사들이는 새로운 매입 채널을 구축했다고 3일 발표했다.
한은은 Ls MnM과 고려아연 등 국내 제련업체가 구리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중 해외 수출 예정 물량을 사들이기로 했다. 또 장내 일반 매수가 아닌 협의 대량 매매 방식을 활용해 국내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로 했다.
또 국제 금 시세를 기준으로 매입하되 달러가 아닌 원화로 결제하기로 해 금을 사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따로 달러를 조달할 필요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한은은 또 이미 보유한 금 104.4t 전량을 잉글랜드은행에 보관 중인 것과 달리 이번에 사들이는 국산 금은 한국예탁결제원 금고에 보관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와 별개로 올해 2분기부터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소규모로 시작했다.
한은이 금 매수에 나선 것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중동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달러화 자산에만 치우친 외환보유액(달러 비중 약 69.5%)을 안전자산인 금으로 분산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은1.1%(시가 기준 약 3.5%)로 세계 중앙은행 중 39~41위권에 그쳐 주요국(미국 83%, 독일 82% 등) 대비 크게 낮다. 미국의 금 보유량은 8133.5t, 독일은 3350.3t, 이탈리아는 2451.8t, 프랑스는 2436t, 중국은 2346t, 러시아는 2292t이다.
무엇보다 금값이 싸졌다. 올해 초 고점 대비 국제 금가격은 20% 가량 하락해 재무 부담이 낮아졌다. 지난달 3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선물 가격은 전거래일에 비해 1.3%(53.6달러) 내린 온스당 410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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