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준금리 4.75%로 0.25%P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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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준금리 4.75%로 0.25%P 인하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6.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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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G7 국가로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피벗(금융정책 전환)을 단행했다. 금리인하로 각종 금리도 내려가는 만큼 캐나다인들의 소비 숨통이 커질 전망이다. RBC,스코샤은행, BMO, TD뱅크, CIBC 등 주요 은행들은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우대 대출금리(프라임레이트)를 7.20%에서 6.95%로 일제히 낮췄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5일(현지시각)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5%에서 4.75% 내렸다. BOC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코로나19 전인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이다. 

티프 맥클렘 BOC총재는 금융정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BOC의 통화정책이 더 이상 제한적일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먼길을 왔다.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에 계속 근접할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이 증가했다"고 기준금리 인하 이유를 밝혔다.

BOC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5%까지 올린 이후 줄곧 유지해왔다.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BOC의 목표치 2%에 근접한 점을 들어 기준금리를 예상하고 있은 만큼 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8.1%까지오른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월 2.9%, 4월 2.7%로 뚝 떨어졌다. 식료품 가격이 3월 1.9% 오른 데 비해 4월에 1.4% 상승에 그친 게 주효했다고 캐나다 통계청은 밝혔다.

맥클렘 총재는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려놓기 위해 필요한 것 이상으로 더 제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렇지만 정책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우리가 이룩한 진전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조  맥클렘 총재는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다음달에도 추가 인하를 예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타이밍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와 그 정보가 인플레이션의 장래 경로에 대해 의미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퀘벡주 데자르뎅 은행  로이스 멘데스 전무 겸 거시전략부문 대표는 CBC방송에 "이번 인하는 소폭이지만 대담한 제스쳐"라고 평가하고 "BOC는  G7 중앙은행 중 금리인하에 나선 최초의 중앙은행"이라고 말했다.

멘데스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모기지 대출을 갱신해야 하는데 BOC가 금리를 지나치게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경제를 불필요한 침체로 기울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IBC의 앤드루 그랜덤(Andrew Grantham)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서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성장이 부진한 만큼 금리를 오늘 내리는 절차를 시작하지 않을 좋은 구실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BOC가 다음달 24일 회의에서도 0.25% 포인트 더 내리고 연내 두 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RSM 캐나다의 투 응웬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한 차례 내린 다고 해서 하룻 사이에 경제를 되살릴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인하는 소비자와 기업에 1년 반 동안 전개될 점진적이고 질서정연한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응웬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회복은 지금 시작해서 내년에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BOC가 추가 금리를 내리려면 여러 조건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폭등한 주택 임대료 안정이 급선무다. 캐나다 전국 평균이 8.2% 올랐고 석유산업 중심지 앨버타주에서는 무려 16.2% 급등했다. 그것도 8개월 연속 올랐다. 높은 임대료에다 비싼 은행 대출금리는 캐나다인들의 소비를 막고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은행  정책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다.BOC  맥클렙 총재는 과거 저금리가 오래 갈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일시현상이라고 했다가 물가가 급등하자  금리를 급격히 올리는쪽으로 급선회했다. BOC의 말을 믿은 수많은 캐나다인들은 고금리에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그렇기에 중앙은행의 신뢰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책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고 우대 금리가 7% 수준인 현실에서 지갑을 열 캐나다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BOC가 금리를 내렸지만 캐나다 시민들이 금리인하의 효과를 체감하려면 12~14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기간 동안 캐나다인들은 고금리의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금리인하로 소비여력이 커진 캐나다인들이 긴축의 고삐에서 벗어나 소비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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