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5월 인플레 급등...7월 연속 금리 인하?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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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5월 인플레 급등...7월 연속 금리 인하? '글쎄요'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6.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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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7월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BOC는 이달 초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4.75%로 25bp(1bp=0.01%포인트) 내리면서 금융정책 전환의 물꼬를 텄다. 이 때문에 물가가 안정되면 7월에도 연속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캐나다인들은 주택난에 따른 임대료 급등에다 고금리 정책이 가져온 높은 이자로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추이.사진=CBC캐나다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추이.사진=CBC캐나다

캐나다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2.6%와 4월  상승률 2.7%보다 높아진 것이다. 

전달과 비교한 5월 CPI의 상승률은 0.6%로 역시 시장 전망치 0.3%를 웃돌았다.

중앙은행이 면밀히 주시하는 근원 CPI 중간값도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2.6%에서 5월에 2.8%로 뛰었다. 

캐나다통계청은 종합 물가가 상승한 것은 서비스물가 상승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물가는 4월에 4.2% 상승한 데 이어 5월에도 4.6% 뛰었다. 서비스물가 상승은 이동통신 서비스, 여행, 임대료와 항공 운송 부문이 주도했다.

이동통신서비스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9.4% 내렸지만 4월 하락률(26.6%)을 밑돌았다. 4월과 비교해서는 1.2% 상승했다. 여행과 항공부문 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6.9%, 4.5% 상승했다. 이는 5월중 여행과 항공수송이 각각 10.4%, 2.3%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대부분 대미 여행과 운송이었다.

식료품 물가도 상승했다. 5월 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1.5% 올라 4월(1.4%)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식품물가 상승이 가속화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식료품 물가는 지난 2020년 5월과 비교하면 무려 22.5%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식료품 물가는 1.1% 상승했는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폭의 상승률이다. 이는 신선 채소 가격이 3.5% 오르고 육류가 1.3%, 신선 과일이 2.2%, 비알콜음료가 2.4% 오른 결과라고 캐나다통계청은 설명했다.

육류 가격이 5월에 오른 것은 주로  냉동 쇠고기와 생 쇠고기값이 수요 증가와 타이트한 소급으로 뛰었기 때문이었다. 

임대료 상승도 물가상승을 부채질했다. 온타리오의 전년 동월 대비 임대료는  4월 6.1% 뛴 데 이어 5월 8.4% 올랐다. 캐나다 전체 임대료 물가지수는 5월에 8.9% 뛰면서 9개월 연속으로 온타리오 임대료 상승률을 웃돌았다. 전달에 비해서는 0.9% 상승했다. 

CBC캐나다는 임대료는 물가상승에 두 번째 많은 기여를 한 항목이라고 꼬집었다.

캐나다 통계청은 "고금리 여건에다 인구 증가가 캐나다 전국의 임대료 지수에 상승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인구는 지난해 2분기 말 3973만 9633명에서 3분기 말 4009만7761명으로 4000만 명을 돌파했다. 2분기 현재는 4101만2563명으로 불어났다. 필자가 사는 퀘벡주의 인구도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881만4007명에서 2분기 현재 903만684명으로 늘어났다. 인구가 늘면서 주택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인구가 느는 반면, 주택 공급이 이를 따르지 못하면서 소득의 6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는 유학생 등의 사례도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다음달 24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높게 나오면서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캐나다 중앙은행은 다음달 24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높게 나오면서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BOC) 총재.사진=CBC 유튜브 캡쳐

종합물가와 근원 물가가 모두 올랐으니 중앙은행의 대응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이달 초 처음으로 내린 기준금리에 고삐를 죄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7월에 통화정책회의를 여는데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기대한 시장 분위기는 꺾이는 모습이다. 

CBC캐나다에 따르면, BMO의 더글라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5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BOC 가 현시점에서 보고싶지 않은 수치이며 틀림없이 7월 금리인하 확률을 깎아먹는다"고 진단했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다음달 금리인하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6월 인플레이션 통계는 7월24일 열리는 BOC 정책회의를 꼭 일중리 앞둔 7월16일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울퉁불퉁한 길에 오른다면 BOC의 이동 전망도 비슷하게 울퉁불퉁하다"고 적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고물가와 고금리에서 캐나다인들이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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